커피도 떨어져가고 이번주말에는 로스팅할 상황도 안되고 해서 리스트에있던 테라로사 9월 킹콩, 달이 바뀌기전에 빨리 주문했다. 파나마 커피는 게이샤외에 특별히 기억나는 커피가 없다. 하지만 이번 테라로사의 킹콩은 왠지 마음이...
9월 킹콩 파나마 돈 토니 Great Heritage of Don Tony
파나마 돈 페페 농장주 돈 토니가 8월 초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분의 부고를 받고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돈 토니를 처음 만난 때를 기억합니다. 파나마는 마치 게이샤 커피가 전부인 것처럼 분위기가 달아 오른 때였습니다. 하지만 그분에게는 커피에 대한 객관성과 열정, 여유로움이 있었습니다. ‘파나마 커피를 게이샤가 아닌 파나마 커피 그 자체로 한국 시장에 어필하고 싶다’는 저의 의지를 귀담아 들어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리고 이듬해 우리는 돈 페페 농장으로부터 대단히 만족스러운 커피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테라로사와 돈 토니의 인연은 시작되었습니다.
커피가 매력적인 이유는 지역이, 문화가, 또 세대가 다른 사람들이 커피라는 작물로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관계가 발전하여 친구가, 가족이 되어 갑니다. 돈 토니의 부고는 친구를 잃은 슬픔과 40년 이상 한 업계에서 종사한 노장을 잃은 애틋함이 뒤엉켜 정말 크나큰 슬픔으로 다가옵니다.
돈 페페 농장은 앞으로 그분의 아들이 계속 이어갑니다만, 지난 봄 수확을 마치고 이제 막 도착한 이번 커피가 돈 토니가 남긴 마지막 위대한 유산이 되었습니다. 품질에 대해 그분과 주고받았던 격렬한 논쟁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 꼼꼼히 살피시던 손길을 생각하며 여러분과 그의 마지막 커피를 나누고 싶습니다.
Peace in Heaven, Don Tony
Tasting Note 사탕수수, 토피, 마일드 초콜릿, 긴 여운
- 이번달 킹콩은 이렇게 브루잉 노트와 스탬프 투어용 스티커도 포함되어있다.
- 브루인노트를 꺼내면 이렇게 이번달 킹콩 파나마 돈 토니 Great Heritage of Don Tony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