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하나는 거짓말1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나를 떠나지 말고, 나를 버려라. 소리는 잠자코 있다 입을 열었다. —엄마. —응? —나 그거 가져도 돼? —뭐? —미래라는 말. 그러니 다른 사람들 삶에는 또 얼마나 많은 기만이 있을까? 이야기가 가장 무서워질 때는 언제인가?’ 소리가 슬픈 얼굴로 입술을 깨물었다. ‘이야기가 끝나지 않을 때.’ 그런데 채운은 지금 무서운 이야기 속에 갇혀 있는 모양이라고, 거기서 잘 빠져나오도록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소리는 곧 채운과 만날 예정이었고, 그건 하나의 비밀이 다른 비밀을 돕는다는 뜻이었다. 순간 지우가 풋 하고 싱거운 웃음을 터뜨렸다. 그날 본 표정 중 가장 밝은 얼굴이었다. 지우와 헤어진 뒤에도 소리는 종종 그 미소를 떠올렸다. 그렇다고 막 엄청난 사랑에 빠졌거나 한 건 아니었다. 소리는 그저 그 .. 2024. 11.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