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숙했던 진심
너의 화려한 색감과 은은한 향기가
순식간에 내 마음속 깊숙이 파고들어
조심스레 다가가 양손 가득 너를 들어올렸다
마음이 일렁일 정도로 아름다운 네가
어딘가로 영영 날아가버릴까 두려워
너를 담은 두 손을 꽉 움켜쥐었다
찬바람과 눈과 비로부터 지켜주는 거라 속삭이며
너보다 나 스스로를 설득했다
결국 네가 바스러질 것을 알면서도 외면했다
시간이 흘러 바람이 조금 잔잔해졌을 때
아무도 모르게 주먹을 살짝 펴보니
너는 역시나 바짝 말라버렸다
네가 시들길 바라 손에 넣은 게 아니었는데
살짝만 건드려도 가루가 될 것 같은 너를 보니
지난날 내 선택들을 돌아보게 되더라 내
손에서는 네가 오래 머물지 못할 것 같았다
오히려 진심과 존중으로 너를 대했다면
네가 내 손에서 더 아름답게 빛날 수 있었을 텐데
뒤늦게라도 깨달은 지금
너에게 본래의 반짝임을 되돌려줄 수 있을까
설령 그것이 자유롭게 떠나가는 너를
조용히 지켜보며 뒤에서 응원하는 것일지라도
내 성숙하지 못했던 진심을 책임지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