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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책

나에게도 좋은 사람이 될게요 [전아론]

![](https://contents.kyobobook.co.kr/sih/fit-in/458x0/pdt/9788957363508.jpg)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 번째는 사는 곳을 바꾸는 것이고, 두 번째는 만나는 사람을 바꾸는 것이고, 세 번째는 먹는 음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팟캐스트를 하면서 내가 가장 기쁘게 생각하는 칭찬은 무해하게 재미있다'는 말이다. 남을 공격 하거나 비하하는 농담을 하지 않으면서도 재미있다는 뜻이다.© (말하기를 말하기》 192쪽, 콜라주, 2020

오늘 시작한 것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계산하고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걸 하는 나 자신 을 믿어가면서.

그런 면에서 가장 가깝고 소중하기에 습관적으로 판단하고 단정 짓는 존재가 바로 자기 자신이 아 닐까 싶다. '나는 첫째니까,'나는 딸이니까, 나는 선배니까, 나는 O이니까 하고 수도 없이 많은 굴레를 나 자신에게 덮어씌웠다. 역할, 위치, 성향에 따라 나를 쉽게 판단하고 규정하려 했 다. 나는 끈기가 없으니까, 나는 호기심이 많으니까, 나는 유혹에 약하니까••• 내가 나를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며 습관적으로 내뱉었던 문장들 속에 얼마나 많은 내가 갇혀버렸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아찔하다.

"선배는 그런 말을 많이 하잖아요. 너는 어떤 스타일이니까' 혹은 '너는 어떤 타입인 거 같아' 식의 말이요.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고요. 선배 나름의 이해하려는 노력인 건 알겠는데 사실 틀릴 때도 많거든요, 선배 말이." 그날 나눈 다른 대화는 다 잊었는데, 그 말만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세심한 노력 없이 후배들을 이해하려 했던 말들, 내 딴에는 노력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일 종의 폭력이었던 걸 깨달은 순간이었다. 상대에게 애정이 없었다면 그런 말도, 그런 생각 자체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우리는 오히려 서로를 모를 때가 많다. 예를 들어 부모 형 제 같은 가족 간에 그렇다. 어린 시절의 에피소드나 자주 하는 행동으로 가족 사이에서 각자의 위 치는 정해져 있고, 성격이나 성향에 대한 판단은 '이미' 끝나 있다. 하지만 인간은 계속 변하기 마 련이고, 그렇게 고정된 관계를 지속하다 보면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 쉽다. 그러려는 의도가 아니 었음에도 습관적인 판단이 관계를 망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