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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책

그리다가, 뭉클 [이기주]

![](https://contents.kyobobook.co.kr/sih/fit-in/458x0/pdt/9791193650110.jpg)

세상 모든 문제는 타이밍이 어긋나서 일어나는 경우가 참 많다.'기다림'은 인생을 아름답게 그릴 수 있는 필수 자세'라고 생각했다.

흠 없는 인생은 없더라. 사실, 이 말이 하고 싶어 장황했다. 흠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이쯤 은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도 뒤돌아 내가 살아온 길을 보면 어느새 그쯤은 보이지도 않더라. 그러 니우리 인생도 좀 떨어져서 봐야 한다

생각이 많으면 용기는 점점 사라진다. 그래서 그런가, 생각이 많은 난 용기가 참 없는 편이다. 특 히, 누군가에게 마음을 표현해야 할 때 생각이 너무 많아서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그래서 그 냥 바라만 보게 되더라. 어쩌면 미루나무처럼 물끄러미 아무 쪽이나 바라만 보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평화가 더 좋은 때가 있는 거니까.

차라리 뒤돌아서는 건 어때? 봐 봐, 다시 내 앞에 가야 할 길은 아주 길~잖아. 사는 게 생각보다 간 단하다

그림을 그리다 만 이유. 그림이 어려운 이유. 결국, 눈이랑 가까운 입으로 그림을 그린다. 남의 그 림에 훈수 두고 평가하는 걸 좋아하는 이유.

잘 아는 길에서 길을 잃고 길을 묻는다. 나는 아직 어린애.

행여 익숙하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무례하지는 않았는지 매일 다니는 길에서 길을 묻듯 살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익숙함이 무례함이 되는 경우를 많이 봤으니까. 무례함이 익숙함이 되는 건 최 악이니까.

누군가를 판단할 때 내가 어느 위치에서 어떤 마음으로 보는지가 중요한 거라고 이 그림을 그리면 서 생각했다. 보이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시선을 가진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럴 수도 있겠 다며 이해심 많은 사람이 되거나, 그런 것도 있다고 선견의 지혜가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빛을 그린다. 보이지 않는 빛을 그리는 유일한 방법은 그림자를 그리는 것이다. 밝은 것을 그릴 때 는 주변을 아주 어둡게 그리면 된다

디테일은 피해야 할 악마 같은 거다. 악마는 잘 그리려는 욕심을 이용한다. 그림이 숙제가 되고 결 국 그림을 재미없게 만든다. 잘 그리고 싶으니까 자꾸 지운다. 지우개는 악마의 또 다른 친구다. 지우개는 종이가 깊게 파이도록 미련을 키운다. 어쩌겠어. 그림을 완성하려면 눈 꾹 감고 지우개 를 멀리 두는 수밖에. 그림이나 인생이나 지우는 거에 미련을 두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