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110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나를 떠나지 말고, 나를 버려라. 소리는 잠자코 있다 입을 열었다. —엄마. —응? —나 그거 가져도 돼? —뭐? —미래라는 말. 그러니 다른 사람들 삶에는 또 얼마나 많은 기만이 있을까? 이야기가 가장 무서워질 때는 언제인가?’ 소리가 슬픈 얼굴로 입술을 깨물었다. ‘이야기가 끝나지 않을 때.’ 그런데 채운은 지금 무서운 이야기 속에 갇혀 있는 모양이라고, 거기서 잘 빠져나오도록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소리는 곧 채운과 만날 예정이었고, 그건 하나의 비밀이 다른 비밀을 돕는다는 뜻이었다. 순간 지우가 풋 하고 싱거운 웃음을 터뜨렸다. 그날 본 표정 중 가장 밝은 얼굴이었다. 지우와 헤어진 뒤에도 소리는 종종 그 미소를 떠올렸다. 그렇다고 막 엄청난 사랑에 빠졌거나 한 건 아니었다. 소리는 그저 그 .. 2024. 11. 24. 원더풀 라이프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금까지 내 추억은 자기 안에만 있는 거라고 생각했어.’ “전 거짓말이 싫지 않습니다. 당신이 그 거짓말을 사랑하기만 한다면요. 그것 또한 당신의 일부니까요.” 2024. 11. 24. 그린 레터 [황모과] 희망은 원래부터 있었는데 우리가 못 본 것뿐이야싸움의 다른 이름은 삶이 아닐까. 증오의 다른 이름은 살아 내는 것이 아닐까. 사랑의 다른 이름 역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 마음껏 미워하고 힘써 싸우자. 그러고 난 뒤에는 목숨을 다해 사랑하자. 그렇게 같이 살아가자. 같이 살자. 같이 살아 내자. 살아가 보자……사랑하는 이여, 부디 건강하길, 어디서든 안전하고 평안하길. 2024. 11. 24. 찬란한 멸종 [이정모]  결국 인류세와 지난 다섯 차례 대멸종의 결정적인 차이는 환경 변화를 누가 일으켰느냐이다. 지 난 다섯 차례 대멸종의 원인은 자연이었다. 당시 생명은 속수무책이었다. 지금 여섯 번째 대멸종, 인류세의 원인은 무엇인가? 당신들 인류다. 똑똑한 인류다. 그러니 얼마나 다행인가? 화산이 터 져서도 아니고, 소행성이 부딪혀서도 아니고, 초대륙이 만들어져서도 아니다. 오로지 당신들 인 류의 소행이다. 그러니 해결법도 간단하다. 당신들만 변하면 된다. 만약에 화성을 테라포밍하려는 노력의 1만분의 1이라도 지구에 쏟았다면 인류 종의 운명은 지금 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2024. 10. 24. 풀이 눕는다 [김사과]  난 알았다. 이 감정이 지속되지 않으리라는 걸. 이 믿을 수 없는 두근거림이 행복한 결말을 약속하 지 않는다는 걸. 우리는 매번 같은 실망 속에서 깨어나리라는 걸. 하지만 상관없었다. 아무리 많은 실망도 이 두근거림을 멈추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난 살아 있으니까. 난 매번 더 깊이 후회할 것 이고, 그러나 또다시 기적을 바랄 것이다 2024. 10. 24. 영혼의 집 [이사벨 아옌데]  "소용없어. 니콜라스. 내 영혼은 아주 늙었는데, 네 영혼은 아직도 어린애야. 모르겠니? 너는 항상 어린애일 거야." 아만다가 니콜라스에게 말했다. 니콜라스와 아만다는 아무런 욕망도 없이 그저 서로 어루만지면서 변명과 추억들을 되살리며 상대방을 괴롭혔다. 그들은 벌써부터 작별의 아픔을 맛보고 있었지만, 아직도 화해하는 건지 작별하는 건지 분간이 잘 되지 않았다. "우리는 세상에 태어날 때와 마찬가지로 죽을 때도 미지 의 세계를 두려워한단다. 하지만 그 두려움은 우리 마음 안에 있는 것일 뿐, 현실과는 아무 상관도 없어. 죽음은 탄생과 같은 거야. 그냥 옮겨가는 것일 뿐이지."오랜 세월 클라라를 내 마음대로 볼 기회.. 2024. 10. 24. 이전 1 2 3 4 5 6 7 ··· 18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