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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381

독서의 뇌과학 [가와시마 류타] 영상에는 상상의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영화 감상이란 영화감독이 만든 사고 프레임 속으로 관객이 들어가는 행위다. 그래서 영화를 본 관객들은 모두가 같은 세계로 들어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반면에 소설을 읽으면 독자는 제각기 다른 세계관을 가질 수 있다. 소설 속에 묘사된 등장인물들의 모습이나 장면들이 독자에게 각기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저마다 경험한 바가 다르고 느끼는 감각도 다르기에 당연하게 발생하는 차이라 할 수 있다. 2024. 11. 24.
불안의 끝에서 쇼펜하우어, 절망의 끝에서 니체 [강용수] 심한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자신의 정신적 고통이 워낙 크다 보니 자살에 따른 육체적 고통이 크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둘러 결단을 내리는 일이 많다. 그러나 자살이 어떤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죽은 자는 말이 없기 때문이다. 2024. 11. 24.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나를 떠나지 말고, 나를 버려라. 소리는 잠자코 있다 입을 열었다. —엄마. —응? —나 그거 가져도 돼? —뭐? —미래라는 말. 그러니 다른 사람들 삶에는 또 얼마나 많은 기만이 있을까? 이야기가 가장 무서워질 때는 언제인가?’ 소리가 슬픈 얼굴로 입술을 깨물었다. ‘이야기가 끝나지 않을 때.’ 그런데 채운은 지금 무서운 이야기 속에 갇혀 있는 모양이라고, 거기서 잘 빠져나오도록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소리는 곧 채운과 만날 예정이었고, 그건 하나의 비밀이 다른 비밀을 돕는다는 뜻이었다. 순간 지우가 풋 하고 싱거운 웃음을 터뜨렸다. 그날 본 표정 중 가장 밝은 얼굴이었다. 지우와 헤어진 뒤에도 소리는 종종 그 미소를 떠올렸다. 그렇다고 막 엄청난 사랑에 빠졌거나 한 건 아니었다. 소리는 그저 그 .. 2024. 11. 24.
원더풀 라이프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금까지 내 추억은 자기 안에만 있는 거라고 생각했어.’ “전 거짓말이 싫지 않습니다. 당신이 그 거짓말을 사랑하기만 한다면요. 그것 또한 당신의 일부니까요.” 2024. 11. 24.
찬란한 멸종 [이정모] ![](https://contents.kyobobook.co.kr/sih/fit-in/458x0/pdt/9791130655017.jpg) 결국 인류세와 지난 다섯 차례 대멸종의 결정적인 차이는 환경 변화를 누가 일으켰느냐이다. 지 난 다섯 차례 대멸종의 원인은 자연이었다. 당시 생명은 속수무책이었다. 지금 여섯 번째 대멸종, 인류세의 원인은 무엇인가? 당신들 인류다. 똑똑한 인류다. 그러니 얼마나 다행인가? 화산이 터 져서도 아니고, 소행성이 부딪혀서도 아니고, 초대륙이 만들어져서도 아니다. 오로지 당신들 인 류의 소행이다. 그러니 해결법도 간단하다. 당신들만 변하면 된다. 만약에 화성을 테라포밍하려는 노력의 1만분의 1이라도 지구에 쏟았다면 인류 종의 운명은 지금 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2024. 10. 24.
풀이 눕는다 [김사과] ![](https://contents.kyobobook.co.kr/sih/fit-in/458x0/pdt/9788954646567.jpg) 난 알았다. 이 감정이 지속되지 않으리라는 걸. 이 믿을 수 없는 두근거림이 행복한 결말을 약속하 지 않는다는 걸. 우리는 매번 같은 실망 속에서 깨어나리라는 걸. 하지만 상관없었다. 아무리 많은 실망도 이 두근거림을 멈추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난 살아 있으니까. 난 매번 더 깊이 후회할 것 이고, 그러나 또다시 기적을 바랄 것이다 2024. 10. 24.